부모님이 반찬을 남기기 시작했다면, 씹기 편하게 바꾼 12가지
부모님 댁에 반찬을 해다 드리고 다음에 가 보면 통은 그대로 있고 양만 조금 줄어 있는 날이 있어요 저는 ...
부모님 댁에 반찬을 해다 드리고
다음에 가 보면
통은 그대로 있고
양만 조금 줄어 있는 날이 있어요
저는 처음엔 입맛이 없으신 줄 알았어요
그래서 좋아하시던 걸로 더 만들어 갔는데
결과는 똑같더라고요
그러다 밥상에 같이 앉아 보고 알았습니다.

씹다가 놓으시는 반찬이 있었어요
멸치볶음처럼 딱딱한 것
고사리처럼 질긴 것
데친 나물 중에 긴 것
맛이 아니라 씹고 삼키는 부담의 문제였어요
나이가 들면 씹는 힘과 삼키는
힘이 함께 떨어집니다
연구에서는 노인 세 명 중 한 명 정도가
삼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고돼 있어요
그래서 우리나라에도
고령친화식품 기준이 따로 있습니다
1단계는 치아로 씹는 정도
2단계는 잇몸으로 으깨지는 정도
3단계는 혀로 으깨지는 정도
이 개념만 알아도 집 반찬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방향이 잡혀요
한 가지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같은 재료라도
굽고 튀기는 것보다
찌고 조리는 쪽이 훨씬 부드러워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물기를 쓰는 조리법이
고기와 채소를 더 효과적으로 무르게 만듭니다
그래서 아래 열두 가지는
새 반찬이 아니라
익히는 방법만 바꾼 것들입니다

1. 계란찜 —
계란 3개 : 물 250ml
혀로 으깨지는 대표 반찬이에요
이 비율(1 : 1.5)일 때 제일 부드럽습니다
물이 적으면 딱딱해지고
많으면 물러져서 숟가락에 안 잡혀요
약불로 시작해 80% 익으면 뚜껑 덮고 2분
거품이 나게 세게 저으면
익은 뒤에 구멍이 숭숭 뚫려서
그 구멍에 국물이 고입니다
부모님 상에는 매끈한 쪽이 훨씬 편해요
2. 두부조림 —
굽지 말고 조리기
두부 1모를 1cm 두께로 썰고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아요
간장 3큰술, 고춧가루 1큰술
설탕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물 ½컵
두부를 바삭하게 구우면 겉이 질겨집니다
살짝만 지지고 양념을 부어
중약불에서 자작하게 조리세요
매운 걸 힘들어하시면
고춧가루를 빼고 대파를 넉넉히 넣으면
양념이 순해지면서 감칠맛은 남아요
냉장 3~4일
3. 애호박 새우젓볶음 —
뚜껑 덮고 1분 더
새우젓 ½큰술이면 간이 잡힙니다
보통은 센 불 3분에 덜 익었을 때 불을 끄는데
부모님 상에는 그다음에
뚜껑을 덮고 1분만 더 두세요
잔열로 속까지 익어서
잇몸으로도 으깨집니다
4. 가지무침 —
껍질을 벗기고 전자레인지로
가지는 껍질이 질겨서 걸립니다
4등분해 소금을 살짝 뿌려 5분 두면
수분이 빠지면서 밑간까지 돼요
랩을 씌워 3분 30초~4분
한 김 식힌 뒤
손으로 껍질 쪽을 쭉 찢어 결대로 나누세요
이러면 껍질이 씹히지 않습니다
국간장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들기름 1큰술, 통깨
무치고 3분 뒀다가 간을 보세요
바로 보면 짜게 느껴집니다

5. 감자조림 —
5분 더, 물 조금 더
감자 400g은 찬물에 10분 담가 전분을 빼고
기름에 겉을 먼저 볶습니다
간장 3큰술, 올리고당 1.5큰술
다진 마늘 ½큰술, 물 1컵
여기까지는 평소와 같은데
부모님 상에는 물을 반 컵 더 넣고
5분 더 조리세요
가운데까지 포슬포슬해집니다
겉만 익은 감자는
씹다가 딱딱한 심이 나와서 놓게 돼요
6. 단호박 매쉬 —
쪄서 으깨기
단호박은 덩어리로 두면 퍽퍽합니다
푹 쪄서 으깬 다음
우유를 조금 섞어 되직하게 만드세요
물처럼 묽으면 오히려 사레들기 쉬워요
숟가락에서 천천히 떨어지는 정도가 좋습니다
빵에 발라 드려도 되고
그냥 한 숟갈씩 떠 드셔도 돼요
7. 소고기소보로 —
잘게, 그리고 촉촉하게
고기 덩어리는 씹기 부담스러워요
다짐육 300g에
간장 2큰술, 설탕 1.5큰술
맛술 1큰술, 다진 마늘 ½큰술
보관용은 바싹 볶는 게 맞지만
드시는 그날 상에 올릴 거라면
국물을 조금 남겨 촉촉하게 두세요
밥 위에 얹으면 밥알과 함께 넘어갑니다
8. 소고기무국 —
무는 얇게, 20분 이상
소고기 국거리 200~300g은
찬물에 10분 담가 핏물을 빼요
참기름 1큰술에 볶다가
국간장 1큰술 넣고 같이 볶고
얇게 썬 무를 넣어 2~3분 더
물 1.5L, 끓으면 거품 걷고 중불로 20분
무는 최대한 얇게 써세요
두꺼우면 20분을 끓여도 심이 남아서
씹다가 뱉게 됩니다

9. 시금치나물 —
30초, 그리고 3cm로
시금치는 데치는 시간보다
길이가 더 문제예요
긴 나물은 목에 걸리는 느낌이 나서
어르신들이 피하십니다
끓는 소금물에 30초
찬물에 헹궈 꼭 짜고
3cm 정도로 짧게 자르세요
같은 나물인데 젓가락 가는 횟수가 달라집니다
10. 브로콜리 —
2분 이상 푹, 꽃송이만
젊은 입에는 40초가 맞지만
부모님 상에는 아닙니다
2분 이상 푹 데쳐서
잇몸으로 으깨지는 정도로 만드세요
줄기는 빼고 꽃송이만
한입보다 작게 잘라 드리세요
줄기는 아무리 삶아도 섬유질이 남습니다
11. 마약계란장 — 반숙 7분
완숙 노른자는 퍽퍽해서 목이 막혀요
7분 삶으면 노른자가 반쯤 흐르는 상태가 돼서
훨씬 편하게 넘어갑니다
간장 5 : 물 10 : 설탕 2로 양념을 끓이고
완전히 식혀서 부으세요
뜨거울 때 부으면 흰자 겉이 질겨집니다
하루 재우고 냉장 5일
12. 볶음김치 — 잘게 썰어 푹
김치는 섬유질 결이 길어서
그대로는 씹기 힘듭니다
신김치 300g을 잘게 썰어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5분 이상 푹 볶으세요
설탕 ½큰술이 신맛을 눌러 줍니다
푹 볶으면 결이 끊어져서
잇몸으로도 으깨집니다
식혀서 담아야 해요
따뜻한 채로 닫으면 뚜껑 안쪽에 물이 맺힙니다
부드럽게 만드는 세 가지
찌거나 조리기 —
굽고 튀기는 것보다
물기를 쓰는 조리가 더 무르게 만들어요
짧게 자르기 —
나물·김치는 결이 길어서
목에 걸리는 느낌이 납니다
껍질과 줄기 빼기 —
가지 껍질, 브로콜리 줄기는
아무리 익혀도 섬유질이 남아요
밥상에 올리지 않는 것이 나은 음식
삼킴이 불편하신 분께는 아래가 부담이 됩니다
떡, 딱딱한 빵과 크래커, 거친 잡곡
견과류, 말린 과일
질긴 고기, 튀긴 고기
고사리·미역줄기처럼 질긴 채소
긴 면발
껍질 있는 과일,
물기가 많이 도는 과일
상 차릴 때 같이 챙기면 좋은 것
허리를 세우고 턱을 살짝 당긴 자세로
드시게 하기 한 번에 조금씩, 천천히.
식사 시간은 30분을 넘기지 않게
밥을 물이나 국에 말지 않기 — 건더기와
국물이 섞이면 삼키는 속도가 어긋납니다
물은 컵째 들이켜지 마시고 숟가락으로 조금씩
의외로 떡이나 고기보다
맹물이 사레들기 쉬워요
점도가 없어서 목으로 넘어가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은 잘 말씀 안 하십니다
씹기 힘들다고 하면
늙었다는 말 같아서 그러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남은 그릇을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늘 비우시던 반찬이 남아 있다면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드시기 불편해서일 수 있어요
열두 가지 중에
가장 자주 올리는 반찬 하나만
먼저 바꿔 보세요

씹기 편한 집밥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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