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에 쉬다가도
문득 생각나죠.
"내일부터 또 반찬 뭐 하지."
저도 매주 일요일마다 이 고민을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아예 일요일 1시간을
반찬 만드는 시간으로 정해버렸어요.
요즘 말로 밀프렙이라고 하던데,
해보니까 별게 아니라
우리가 원래 하던 밑반찬을
순서만 정해서 한 번에 하는 거더라고요.

한 번 만들어두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냉장고에서 꺼내기만 하면 됩니다.
대신 반찬마다 냉장고에서
버티는 날이 달라서,
저는 나물처럼 짧은 것부터 먹고
조림·볶음은 주 후반에 먹는 순서로 돌려요.
이 순서만 알아도 버리는
반찬이 없어집니다.

시금치나물 (~수요일)
시금치 1단(300g), 소금 1t
국간장 1t, 다진 마늘 ⅓t, 참기름 1t, 깨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시금치를 딱 30초만 데쳐요.
저도 예전엔 푹 데쳤는데,
30초 넘기는 순간 색이 죽고
보관 중에 물이 생기더라고요.
바로 찬물에 헹궈 꼭 짜고
양념에 조물조물 무치면 끝이에요.
나물은 냉장에서 2~3일이 한계라
저희 집은 월·화 저녁에 제일 먼저 꺼내요.
콩나물무침 (~수요일)
콩나물 1봉(300g)
소금 ½t, 다진 파·마늘, 참기름 1t, 깨
끓는 물에 3~4분 삶는데,
삶는 중간에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
비린내가 나요.
저는 뚜껑 열고 시작했으면
끝까지 열고 삶아요.
찬물에 헹궈 물기 빼고 무치면 됩니다.
애호박볶음 (~수요일)
애호박 1개, 새우젓 ½T, 다진 마늘 ⅓t, 깨
반달로 썰어 기름 두른 팬에
센 불로 3분만 볶고 새우젓으로 간해요.
아깝다고 더 볶다가
통에서 물 흥건해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서,
지금은 살짝 덜 익었나 싶을 때 불을 꺼요.
잔열로 마저 익거든요.
볶음김치 (일주일)
신김치 300g, 설탕 ½T, 식용유 2T,
참기름 약간
기름에 김치를 5분 볶고
설탕 반 큰술로 신맛을 잡아요.
불 끄고 참기름 반 바퀴.
다 만들고 뜨거운 채로 통에 담으면
김이 서려서 빨리 상하니까
저는 넓은 접시에 펼쳐 식힌 다음에 담아요.

마약계란장 (5일)
계란 6개, 청양고추 1개, 다진 마늘 ½T, 파
간장 5 : 물 10 : 설탕 2 (큰술)
끓는 물에 계란 7분이면 반숙이에요.
양념은 한 번 끓인 다음
완전히 식혀서 부어야 하는데,
성질 급하게 뜨거운 채로 부었다가
반숙이 다 완숙 된 적이 있어서
이제는 양념부터 만들어놓고 계란을 삶아요.
하루 재우면 노른자에 간이 쫙 듭니다.
감자조림 (5일)
감자 2~3개(400g), 양파 ½개
간장 3T, 올리고당 1.5T, 다진 마늘 ½T, 물 1컵
깍둑 썬 감자를 찬물에 10분 담가
전분부터 빼요.
그리고 조리기 전에 기름에 겉을 한 번 볶는데,
이 두 가지를 하고부터
감자가 부서지지 않더라고요.
양념과 물 넣고 자작해질 때까지 조리면 완성.
[내부링크: 재료별 조림 황금비율 12가지]
잔멸치볶음
잔멸치 150g, 식용유 2T, 견과류 한 줌
간장 1T, 올리고당 2T, 설탕 ½T
마른 팬에 멸치만 먼저 2~3분 볶아
비린내를 날려요.
기름·간장·설탕 넣고 볶다가
불을 끄고 나서 올리고당을 섞는데,
저는 예전에 올리고당을 불 위에서 넣었다가
식고 나니 멸치가 돌덩이처럼 뭉쳐서
젓가락으로 깨 먹은 적이 있어요.
그 뒤로는 무조건 불 끄고 넣습니다.
진미채볶음
진미채 200g, 소주 2T
고추장 2T, 올리고당 2T, 물 2T, 마요네즈 1T
진미채에 소주 2큰술을 뿌려
10분만 재워보세요.
물에 불리는 것보다 훨씬 부드러워져요.
양념을 팬에 먼저 끓이고
불 끄고 진미채를 버무리면
일주일 뒤에 꺼내도 안 질깁니다.

메추리알장조림
삶은 메추리알 600g, 다시마 1장, 꽈리고추
물 1.5컵, 간장 ⅔컵, 설탕 ⅔컵
양념을 끓이다 메추리알을 넣고
중불에서 국물이 ⅓ 남을 때까지만 조려요.
바짝 조리면 날이 갈수록 짜져서,
좀 심심한가 싶을 때 불을 끄는 게
5일째 먹을 때 딱 맞아요.
다시마는 10분 뒤에 건져냅니다.
오이피클 (2주)
오이 3개
물 : 식초 : 설탕 = 1 : 1 : 1 (각 1컵),
소금 ½T 절임물을 끓여서
썬 오이에 뜨거울 때 부으면 끝이에요.
저는 이걸 냉장고 제일 안쪽에 두는데,
주 후반에 반찬이 다 떨어졌을 때
꺼내는 마지막 보루예요.
2주까지 가니까 다음 주까지도
든든하고요.

10가지가 많아 보이면
자주 먹는 서너 개부터 시작해보세요.
저도 처음엔 나물 두 개,
조림 하나로 시작했어요.
보관은 냉장실 안쪽
(문 쪽은 온도가 들쑥날쑥해요),
덜 때는 마른 수저 —
이 두 가지만 지켜도 일주일 갑니다.
다음 편은 개학 아침
밀프렙으로 이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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